“전세계가 강도” “최대압박”…‘방북’ 폼페이오 거친 표현 왜?

한겨레 미 언론 회담 전후 무리한 주문·부정적 평가 의식 ‘최대의 압박’ 표현 등 한달여만에 재등장한 듯 전문가 “극적 결과물 기대, 출발부터 비현실적” 고위급 협상서 큰틀 합의못해 후속 실무논의 부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만나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쏟아낸 거친 레토릭(말치장)은 향후 이어질 실무협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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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한겨레] 미 언론 회담 전후 무리한 주문·부정적 평가 의식
‘최대의 압박’ 표현 등 한달여만에 재등장한 듯
전문가 “극적 결과물 기대, 출발부터 비현실적”
고위급 협상서 큰틀 합의못해 후속 실무논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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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만나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쏟아낸 거친 레토릭(말치장)은 향후 이어질 실무협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트위터에서 지난달 1일 김 부위원장의 방미 이후 미국 정부가 한 달 넘게 사용하지 않은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란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는 그 자체로 북-미 간 신뢰를 허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 접견 뒤 “북-미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최대의 압박’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이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은 북-미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외무성이 담화에서 사용한 ‘강도적인’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세계가 강도”라고 되받아쳤다. 이 역시 향후 양쪽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북-미 관계가 악화된 데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라는 실질적 문제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의 ‘강 대 강’ 레토릭 대결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폼페이오 장관이 1·2차 방북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발언들과는 달리 강한 기조로 북한에 맞받아치는 것은 이번 고위급 회담을 전후로 형성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여론의 경계감이나 딴죽걸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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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비핵화 로드맵 △핵·미사일 프로그램 시설 신고 및 검증 체계 △비핵화 초기 조처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을 동시에 압박했다. 특히 회담 날짜가 임박하면서 경쟁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활동 의혹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틀 간의 고위급 협상 뒤 나온 결과는 이런 주문과는 거리가 있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선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검증 논의는 실무협상으로 돌렸다. 후속 회담 틀을 구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손으로 만질 만한 게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했다”(<워싱턴 포스트>), “세 번째 방북이 가장 덜 생산적”(<뉴욕 타임스>)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주류 언론은 애초부터 트럼프 행정부에 적대적이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들이 주도하는 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협상 상대인 북한의 입장과 요구에 대한 고려 없이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의 대표적 대북 협상파인 대릴 킴벌 군축협회 소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극적인 결과물을 갖고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출발부터 비현실적이었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협상의 실제”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및 상응 조처의 방식과 순서 같은 큰 틀의 주제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점은 실무회담에서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후속 협상 속도를 떨어뜨리고, 중간선거 승리에 목말라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 관심을 덜 갖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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